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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3 03:53

무교회 신앙-노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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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례] [이 전] [다 음]


무교회 신앙

노 평 구           

무교회 신앙이란 한 마디로 산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적나라하게 일개 한국사람으로서 거짓없이 마음과 힘과 진실, 열심을 다하여 직접 믿고 의지하고 순종하고 살자는 신앙이다.

사람과 하나님 사이에 그리스도 사이에 아무런 인간도, 교직도, 제도·의식도, 무슨 방법이나 비결도 개재시키지 않고 오로지 영과 더불어, 양심과 더불어 건전하게, 진실되어 우주와 만물의 창조주요, 인류와 역사의 지배자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 깊은 곳을 감찰, 통촉하시고 은혜로써 사랑을 부으시는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과, 그리고 우리를 죄에서 해방하여 이 하나님의 자녀로,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시는, 속죄와 부활과 구원의 주(主) 되시는 살아계신 그리스도와 더불어 살려는 신앙인 것이다.

따라서 무교회 신앙은 위로 하나님과 그리스도와의 영적인 교제와 그리고 아래로 사람 사이의 도덕적 생활, 진실만을 고수하려고 한다. 이 이하로 절대 덜어져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하여 무교회 신앙은 오직 기독교 신앙에 있어서 제일의적(第一義的)인, 근본적인 하나님과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에만 전력하려고 한다.

이 점 교회 신자 가운데는 오직 유일의 공교회를 주장한느 가톨릭이 아닌 이상 오늘날 교회와 의식을 본질적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하겠느냐, 이 역시 다만 믿음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곧잘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있어서는 토론보다 증거가 중요한 것으로서, 오늘날 이 변질된 교회주의 때문에 사실상 신앙이 무시 압살을 당하고, 진리가구박을 받고, 양심이 마비되고, 하나님과 그리스도가 천대 모욕을 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 아니냐? 아니, 이 정도가 아니다. 우리는 기독교를, 처음부터 신앙체험과 진리의 소화가 아니고 외적 피상적인 천박한 교회 기명(記名)이나 출입으로, 의식·형식으로, 교리와 신학, 기독교 사상·사업 등으로 받았기 때문에, 오늘날까지기독교가 산 믿음·진리·사랑·양심·도덕·인격·민족성격·사회생활 등과는 아무 관계 없는 한낱 형식이 되고 만 것이다. 이리하여 끝내 사람의 양심과 민족을 죽이는 고질이 된 것이 아니냐?

도대체 복음서에는 교회란 말이 한두 마디밖에는 없다. 예수는 예루살렘 성전조차 저주했던 것이다. 바울의 교회는 단순한 신앙자들의 가정모임이었다. 구약시대에 벌써 아모스나 이사야에 의하여 의식은 부정되었었다. 기독교는 루터의 '신앙만'으로 되었던 것이다. 오늘날 서양 기독교는 교회주의로써 이상 더 운신을 못 하게 되었다는 것이 유명한 신학자 브룬너의 솔직한 고백이다. 그런데 우리는 기독교 전수(傳受) 백 년에 이젞서 교회주의와 제도를 신앙생활이라 하고, 이로써 신앙이 다된 줄 알고 있으니 과연 딱한 노릇이다. 근래 더욱 심해지는우리 교회의 추태야말로 우리의 거짓 신앙에대한 하나님의 질책, 심판이 아니냐? 무교회는 여기서 일단 제도교회와 의식을 떠나, 오직 성서 한 권으로 오로지 신앙진리에 의해 믿음의 재출발을 하려는 바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루터의 '신앙만'의 신앙의 민족적인 체험을 꾀하려는 바이다.

('62. 3. 성서연구 96호, 전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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