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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 일부 ; 머릿말 - 노평구 ☼☼ "나는 해방 후 하도 답답해서 한 두번 선생이 경인지방에서 국회의원에 입후보하면 당신은 문제 없겠기에 실례지만 이를 권한 일이 있다. 선생은 "거기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오겠느냐"하시며 한마디로 뱉듯이 거절했던 것이다. 나야말로 신앙을 생명으로 생애를 바쳤던 선생에게 이렇게 실례했던 것을 지금도 죄송하게 생각한다." ☼☼
I. 환송예배
2008.11.21 09:57

개골개골 하리라 - 이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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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골개골 하리라

4월 11일 밤 예배에서 말씀한 데 가필한 것

이 진 구


어젯밤의 예배 때는, 문상객에게 불편을 주더라도 선생님은 예배보는 것을 기뻐하실 것이니 이 시간에 또 예배를 보자고 선언했었습니다. 그러나 굳이 문상객을 두 시간 씩이나 기다리게 할 필요는 없으니 시신은 문상객에게 맡기고 우리는 이층 선생님께서 생활하시던 이 방에서 예배보기로 한 것입니다. 저는 매사가 이와같이 우유부단하여 자주성이 없으니 죄송하기 짝이 없습니다.

저는 오늘 선생님의 유언에 대하여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3년전, 즉 ''83년 5월 3일 아침에 좀 다녀가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병환이 갑자기 악화되었을 때여서 걱정하며 달려가니, 정색하시고 유언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내용은,
① 자녀손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 바란다.
② 내가 죽으면 상복은 입지 말고 곡도 하지 말며, 화장을 장례하기 바라며, 장례식은 군이 주관해서 해 주기 바란다.

저는 평소에 하시던 말씀이니 새로운 것도 특별한 것도 아니라고 너무 가볍게 생각하여, 그 후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지내 왔습니다. 이제 생각하니 저의 무성의와 불성실을 뉘우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생님의 유언은 "자녀들아, 내가 믿은 그리스도를 잘 믿어라."하는 한 마디로 요약됩니다. 신앙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면 만사가 해결이라고 믿으신 줄 압니다. 저는, 자녀들이 당신과같이 믿지 않음을 안타까워하시며 마지막 부탁을 하시는 것이고, 저에게도 그들을 믿도록 도와주라는 말씀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은, 선생님은 너나없는 분입니다. 예수께서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이 누구냐?(막 3:33).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가 곧 내 형제요,자매요, 어머니다.(막 3:35)"라고 하신 말씀대로 사신 분입니다. 육의 자녀가 따로 없습니다.

"너희들 믿어라."하시는 유언이요, "너 믿어라."하시는 말씀입니다. 저는 그래도 제법 잘 믿는 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신앙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엉뚱한 것임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하늘에 속한 분이고 저는 땅에 속한 사람입니다. 저는 요즘 여러 사람들에게서 "너의 신앙이 어찌 된 것이냐. 정통 신앙과 다른 것이 아니냐? 무교회 신앙과 다른 것이 아니냐. 송두용 선생님의 신앙과 다른 것이 아니냐?"하고 비난과 질책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남들이 그렇게 보는 데는 역시 문제가 있지 않나 반성하게 됩니다. 선생님은 지금 "너! 잘 믿어라."하고 말씀하시는 것으로 깨달아집니다.

다음은 장례 절차에 대한 유언입니다. "네가 주관해서 해 주기 바란다."라고 하셨지만, 저는 처음으로 우리끼리 가족끼리 치를 장례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사회장은 못 할지라도 한국 무교회장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노평구 선생님을 호상으로 모시고, 유희세 선생과 의논하여 준비를 진행했습니다. 일반적인 일에 대해서는 이 집 주인인 석주(3남) 형이 모든 것을 미리미리 준비하고 척척 진행시키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이 맡겨 두면 되었습니다. 3일 전에 장지 매입에 대하여 의논을 받았으나, 유언을 제시하지도 아니하고 쾌히 동의했습니다. 저는 석주 형과는 5,6년 동안 동업으로 장사를 하면서 한 번도 싸우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제가 잘해서가 아니고, 석주 형이 저를 형같이 믿고 모든 일을 저의 방침에 무조건 따라 주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유언을 제시하고 화장을 주장하면 그대로 따라 주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모님도 매장을 원한다 하시고(후에 안 일이지만 선생님께도 매장하기로 응락을 받았다고 함), 자녀들도 원하고, 장지도 순조롭게 매입하게 되어서 저는 잘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천 송이의 국화꽃으로 관을 장식했습니다. 혹자는 그런 낭비를 줄여서 가난한 자를 돕는 것이 선생님의 장례에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만, 한편으로는 정성을 다하여 바치는 꽃이니 마리아의 값진 향유로 받아 주실 줄 믿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가족끼리 조용한 장례를 치르기를 원하시고 기껏 유언하시고 부탁하셨는데, 일은 엉뚱하게 벌어져서 5백여 명의 문상객을 치르고 영결 예배에도 2,3백 명이 모였으니, 세상 장례식과 다를 바가 없게 되었습니다. 자연 추태도 연출되고 해서 상주도 "우리 아버지의 장례가 이런 꼴로 난장판이 되어서야 되겠느냐!"라고 탄식하고 통분하는 형제들도 있었으니, 저는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저의 불신으로 선생님의 유언은 무시되고 선생님이 원치 않은 세상적 장례가 되고 말았습니다. 저는 청개구리 이야기가 생각이 납니다. 청개구리는 자식들이 말을 듣지 않고 사사건건 시키는 것과는 반대로 하기에, 죽을 때는 산에 묻어 달라고 하면 강가에 묻을 것이고 강가에 묻어 달라고 하면 산에 묻어 주리라고 생각하고, 강가에 묻어 달라고 유언을 했답니다. 자식들은 부모가 죽으니 생전에 속썩여 드린 것을 뉘우치고, 유언이나 들어 드려야지 하고 강가에 매장했답니다.그래서 비가 오면 시체가 떠내려갈까 봐 개골개골 하고 운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청개구리 새끼만도 못합니다. 생전의 말씀도 안 들었거니와 유언조차도 듣지 않았으니 참으로 불초 제자입니다. 선생님은 하늘에 속한 분이요, 저는 땅에 속한 사람임을 통감합니다. 저는 가룟 유다만도 못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유다같이 자살함으로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닌 줄 압니다. 상주인 석진 형도 마지막 병석의 1년에 그동안 다하지 못한 효도를 극진히 했습니다. 석주 형은 노친을 모시고 최선을 다한 줄 압니다. 4남 석준 군은 다하지 못한 효도를 어머님께 하겠다고 모셔간답니다. 장례 후에 자녀들이 서로 위로하고 아버지의 생애를 경모하여 그리는 모습은 아름다운 광경이었습니다. 화민 군은 미국의 형제 자매를 대표해서 왔는데, 어버지의 신앙을 계승 할 것을 다짐하고 갔습니다.

우리들은 보잘것없는 것들이지만 부활하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새 힘을 불어넣어 주셔서 당신의 사업을 성취하신 것같이 선생님의 부활하신 영이 우리들 사이에 임재하시어 새 힘을 주셔서, 그리스도를 믿고 새 힘을 얻어 제 구실을 다하고 갈 수 있게 해 주실 것을 믿고 바랍니다.

(''성서신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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