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용신앙문집. 제1권. 송두용신앙문집간행회. 노평구 유희세 송문호 송석중 이진구. 제 9 부. 성서신애(聖書信愛) II. 1973년 10월부터 1981년 12월까지. 주필(主筆) : 송두용(宋斗用). 성서신애사.
나는 젊어서 간혹 두메 농촌에 갔을 때에 그 곳 교회에 들러보면 의례히 국문도 모르는 하얀 할머니가 강대상(講臺床) 밑에 앉아서 목사님의 설교를 열심히 듣고 계시는 모습을 볼 때면 과연 저런 할머니가 무엇을 아실까 의심한 일을 지금 생각하면 나야말로 참믿음이 무엇인가를 전혀 모르는 것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그런 할머니의 믿음이야말로 단순하고 순수하고 깨끗할 뿐더러 얼마나 정직한 믿음인 것을 알게 되니, 도리어 진심으로 머리가 숙여지면서 이런 믿음이 바로 참믿음, 산 믿음 그렇다, 믿음만의 믿음이라고 깨달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이러한 믿음을 기뻐하시면서 몹시 칭찬하시고, 언제나 기탄(忌憚)없이 받아주셨다. 우선 혈루증(血瘻症) 여인을 비롯하여(마 9 : 22) 바리새인에게 죄인이란 낙인(烙印)이 찍힌 한 여자(눅 7 : 50), 깨끗함을 받고 기뻐서 예수님께 돌아온 문둥병자(눅 17 : 19), 여리고의 소경(눅 18 : 42) 등,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네 믿음이 너를 구하였다." 극구칭찬(極口稱讚)하시며, 또 가나안 여자의 믿음과 겸손을 보시고 "네 믿음이 크도다."(마 15 : 28, 막 7 : 28-29)라고 경탄하시는가 하면, 베다니 마리아의 믿음에서 솟아난 행동을 옹호하신 일들을(마 26 : 10-13, 막 14 : 6-9) 미루어보면 과연 믿음의 본질을 알고도 남음이 있다.
나는 지난 4월 22일에 홍성 풀무학원 제20주년 기념식에 갔다가 다음날 주일예배에 참석하니, 마침 잊을 수 없는 친구의 자당(慈堂)께서 나오셔서 기뻤다. 주옥로 형이 무교회 모임을 시작한 후로 지금까지 꾸준히 오신 분이다. 그런데 그분은 귀가 절벽이지만 조금도 실망은커녕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오니 겉사람은 후패(朽敗)하나 사람의 속(사람)은 날로 새롭도다."(고후 4 : 16)라고 한 바울의 말과 같이 날로 하늘나라를 향하여 전진하시니 얼마나 놀라운 일이냐 ? 할렐루야 !
이것이 기독교의 믿음, 예수님이 요구하시는 믿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믿음이다. 믿음은 믿음만으로 족하다. 믿음에는 이유도 조건도 불필요하다. 믿기만 하면 된다. 누구든지 믿으면 구원(救援)받는다. 그러나 예수님은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 ?"(눅 18 : 8)라고 말씀하신 것은 무슨 뜻이며 까닭일까 ? 나는 요즈음에 무엇인가 심상치않은 느낌이 들면서 어떤 변화가 반드시 올 것만 같아 떨린다. 사람들이 단식(斷食)할 때가 다가온 것 같아서 말이다. 이런 일들이 바로 예수님의 재림의 징조(徵兆)가 아닐까 ? 오 ! 주여, 속히 오시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