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용신앙문집. 제1권. 송두용신앙문집간행회. 노평구 유희세 송문호 송석중 이진구. 제 9 부. 성서신애(聖書信愛) II. 1973년 10월부터 1981년 12월까지. 주필(主筆) : 송두용(宋斗用). 성서신애사.
"주인(하나님)과 객(종, 사람)의 위치가 바뀌었다."는 말이다. 이 시대야말로 모든 일에 있어서 상하, 전후, 좌우가 모두 자리바꿈을 한 세대가 아닌가 ? 우선 무엇보다도 선이 악에게, 참이 거짓에게, 의가 불의에게 뒤지고 밀리고 쫓길 뿐더러, 학대와 멸시와 구박과 조롱을 받는 세상이니 말이다. 과연 어이없는 일이다.
그러나 바울은 "스스로 속이지 말라. 하나님은 만홀(漫忽)히 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나니, 사람이 무엇을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갈 6 : 7)라고 대담하고도 명쾌하게 갈파하였다. 참 진리라고 믿는다.
사람은 이 시대를 좋은 세상이라고 믿는 것 같다. 어느 면으로는 그렇다고 긍정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왜냐하면 모든 면에서 시시각각으로 진보, 발달, 향상, 그렇다, 일체가 앞과 위로만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좋은 세상이냐고 감탄하고 예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깝도다. 슬프도다. 아니아니, 실은 한심하며 기막힌 세상인 것이 보다 명백한 현실에서, 눈과 귀가, 더구나 일편의 양심이 있는 자라면 다만 좋다 좋다 하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을 누가 감히 부정할쏘냐 ? 긴말할 것도 없거니와, 더구나 날마다의 신문을 들출 것도 없이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보고 듣고 접하든지, 매사가 도무지 무엇이라고 형언도 표현도 발표할 수도 없거니와 할 필요도 없는, 명백히 더럽고 무서운 세상이 아니냐 ? 그래도 좋다든가, 그러니 좋다든가, 그러기에 좋다고 한다면 이야기는 끝난 것 아니냐 ? 그는 딴 세상 사람이기에.
우선 남녀니 노소니, 문화니 문명이니, 그리고 정치, 경제, 교육, 종교, 그렇다, 신자 불신자, 전후좌우가 오직 세상은 캄캄할 뿐이다. 혹은 무질서니 부조리니 또는 타락이니 퇴폐니 하지만, 그런 낱말이나 늘어놓고 있을때는 이미 지나지 않았을까 ? 이제 민주니 공산(共産)이니, 불교 기독교, 더구나 신교 구교, 교회 무교회하면서 옥신각신하고 있을 때도 아니라고 믿어진다.
오직 회개 ! 거짓 없는 참된 회개가 남아 있을 뿐. 골고다 언덕 위의 주 예수님의 십자가에만 희망도 기쁨도, 구원도 영생도 있을 뿐. 하나님은 살아계시다. 만홀히 여길 자 누구냐 ? 네가 뿌린 씨를 그대로 거두리라. 자업자득이다. 누구를 탓하랴 ? 그러나 참 회개만 한다면 지금도 늦지는 않았다. 그러나 때는 마지막이다. 떨릴 뿐이다. 모든 죄, 죄의 뿌리, 죄의 삯. 그렇다. 죄의 싹은 오직 교만이며, 교만 중의 교만은 하나님을 업신여기는 일이다. 십자가 밑에 머리 숙여 회개하자 !
('77. 8. 신애. 통권 22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