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용신앙문집. 제1권. 송두용신앙문집간행회. 노평구 유희세 송문호 송석중 이진구. 제 9 부. 성서신애(聖書信愛) II. 1973년 10월부터 1981년 12월까지. 주필(主筆) : 송두용(宋斗用). 성서신애사.
"내것이 다 네것이다." 이것은 누가복음 15장 31절의 말씀이다. 예수님은 많은 비유로 말씀하셨다. 그 중에도 이 말씀이 "가장 으뜸일 것이다."라고 학자들은 입을 모아 극구 찬양하는데, 나도 동감이다.
누가복음 15장 11절에서 32절까지의 '탕자의 비유'는 고금(古今)의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며 회개하게 한 유명한 말씀이다. 기독교에서는 이 말씀을 기독교의 근본이니 중심이니 본질이니 하지만, 과연 하나님의 깊고 높고 넓은, 그 크고도 거룩하며 인자하신 마음씨를 어떻게 이렇게까지 잘도 표현할 수 있을까 정말 놀라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나같이 둔한 자도 항상 이 말씀에서 많은 위로를 받을 뿐더러, 혹은 모임에서 또는 개인에게 거듭거듭 몇번이나 말했는지 ?
그러나 언제든지 나는 이 말씀에서 우선 그 불효의 탕자를 그렇게 한없이 너그럽게 대하신 아버지의 사랑과, 회개하고 돌아온 저 가련하고도 불쌍한 탕자의 모습에만 마음이 끌려 그저 경탄, 감격, 동정, 측은함에 눈물을 흘렸을 뿐, 그만 형에 대한 아버지의 보다 더 차원 높은 그 끔찍한 더할 수 없는 사랑은 까맣게 잊고, 오히려 아버지께 대한 형의 불만, 불평, 원망, 시비 등등 불손한 태도에 도리어 미운 마음까지 느꼈으니 이게 무슨 착각보다도 모순이었나 ? 실은 이 사람이야말로 기독교의 초석(礎石)인데 !
그런데 나는 이번에 푸른학원 창립 1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더구나 노인잔치를 마친 후 이상하게도 이것이 노인잔치보다도 실은 나의 송별잔치인 것만 같이 느껴지면서, 그 후 며칠 동안을 지금까지 맛보지 못한 고독을 느낄 뿐더러 마음속으로 남 모르게 몹시 방황하였다.
아 !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밤에 잠이 깨어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홀로 고민하여 밤을 지새우던 중에, 갑자기 나의 마음속에 번개같이 비취는 빛이 보이면서 또한 어디선가 똑똑하게 큰 음성이 들려왔다. 그것은 바로 누가복음 15장 31절의 "내것은 다 네것이다."라는 구절이었다. 나는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 성서를 펼쳤다. 그러고는 몇번이고 뇌까렸다. "니것은 다 네것이다."라고 말이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른다.
나는 잠에서 깬 것이 아니고 죽음에서 부활한 것만 같다. 아 ! 나는 새 힘을 얻고 소망과 용기에 넘쳐 담대하고 떳떳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였다. 죽음에서 생명을, 어둠에서 빛을, 절망에서 소망을, 기쁨, 감사, 찬송, 아멘 아멘.
('77. 7. 신애. 통권 22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