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용신앙문집. 제1권. 송두용신앙문집간행회. 노평구 유희세 송문호 송석중 이진구. 제 9 부. 성서신애(聖書信愛) II. 1973년 10월부터 1981년 12월까지. 주필(主筆) : 송두용(宋斗用). 성서신애사.
예수께서는 마태복음에서 인생의 여덟가지의 참행복(5 : 3-10)과 일곱가지 참불행(23 : 13-36)에 대하여 밝히 말씀하셨다. 지금까지는 '복'(福) 또는 '화'(禍)라고만 하였는데, 공동번역에는 '행복' 또는 '화를 입는 것'이라고 하였지만 결국 같은 뜻이다. 즉 '복'은 '행복' 또는 '축복'을 의미하며, '화'는 '재앙'(災殃) 혹은 '저주'(詛呪)의 뜻이니 결국 '불행'을 말함이다.
여덟가지 복 중의 첫째와 여덟째에 두번이나 거푸 천국(하늘나라)에 들어갈 사람들을, 일곱가지 화에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사람들을 지적하셨다. 그리고 들어가지 못할 첫 조건은 "하늘나라의 문을 닫아놓고 사람들을 가로막아 서서는, 자기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들어가려는 사람마저 못들어가게"(23 : 13 공동번역) 하는 사람이라고 경계하셨다. 여기서 우리는 믿음의 세계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믿는 사람이 천국에 들어가느냐 못 들어가느냐가 핵심문제임을 알아야 된다. 그것은 곧 구원문제이니 생사문제에 직결되기 때문이니 얼마나 두려우냐 ?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 나는 사람에게서 "나는 교회에 가고 싶어도 어느 목사 또는 어느 장로 때문에 가기 싫다." 혹은 "나는 믿고 싶어도 아무개 때문에 믿을 마음이 사라진다." 등등의 말을 흔히 듣는다. 그런 때마다 등에서 땀이 흐르며 얼굴에 모닥불을 끼얹는 느낌이 들고 마음이 떨리곤 한다. 이런 경우에 물론 이렇게 말하는 사람의 오해나 착각도 있겠지만, 원인이 만일이라도 목사나 장로, 혹은 신자에게 어떠한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큰일이다. 그런데 나를 비롯하여 자칫하면 불신자들에게 욕을 먹거나 책을 잡히는, 부끄럽고 슬프며 두렵기 한없는 때가 없지 않으니 통탄할 일이 아니냐 ?
그러기에 바울이 신앙을 강조한 다음에는 반드시 잊지 않고 신자로서 꼭 지켜야 할 실천사항을 지루할 정도로 길게 나열하는 데는 보다 큰 이유가 있음을 우리는 명심하지 않을 수 없다.
끝으로 신자도 인간이기에 과오나 실책이 없을 수 없다. 그러기에 결코 사람만을 상대해서는 언제나 믿을 수 없다. 물론 변명만은 아니다. 그러니 믿을 마음이 생길 때는 오직 하나님만을 상대하고 예수를 구주로 맞아서 그 십자가만을 우러러보아야 할 것을 부탁하면서, 신자는 물론 불신자도 피차가 관용(寬容)과 진실로 대할 것을 바라는 바이다.
('77. 5. 신애. 통권 22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