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용신앙문집. 제1권. 송두용신앙문집간행회. 노평구 유희세 송문호 송석중 이진구. 제 9 부. 성서신애(聖書信愛) II. 1973년 10월부터 1981년 12월까지. 주필(主筆) : 송두용(宋斗用). 성서신애사.
언젠가 어느 분이 말씀하신 것이 생각난다. '성서조선'의 동인 중에는 말하는 사람, 글쓰는 사람, 생활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고. 그러나 어찌 그들뿐이랴? 세상에는 말 잘하는 사람, 글 잘 쓰는 사람이 있을 뿐더러 심지어 말하는 것 또는 글 쓰는 것을 전문으로 혹은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말이나 글보다는 차라리 묵묵히 생활하는 사람이 있는 것은 누구도 아는 바이다.
그런데 그분은 누가 말하는 사람이며 글쓰는 사람이고 생활하는 사람이라고 명확히 단정하시는 말씀인지, 아니면 막연히 그런 것 같다는 말씀인지 그것은 내가 알 수도 없거니와, 또한 알 바도 아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대체로 누구나 다 말도 하고 글도 쓰며, 더구나 생활하지 아니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에 능하거나 글에 능하며, 혹은 생활을 보다 중히 여겨 생활에만 치중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느 편에 보다 가치 혹은 의의가 더하고 덜하다고는 할 수 없을 뿐더러 속단해서도 안될 일이다. 그것은 말하는 일이나 글 쓰는 일이 매우 귀중하고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말하고 글 쓰는 일 자체가 바로 그 사람의 생활이며 사명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생활 자체에도 전혀 무가치, 무의미한 일도 얼마든지 있으니 어찌하랴? 그러므로 요는 말을 하든지 글을 쓰든지 또는 생활에 치중하든지 그런 것이 문제가 아니고, 무엇을 하든지 어떠한 모양의 생활이 되든지 간에 항상 매사에 진실하며 정직하며 순수해야 하며, 그렇기만 하다면 말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또는 어떤 자리에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아무 관계가 없을 뿐더러, 그 자체에 가치와 의미가 들어있어 참으로 고귀하고 아름답고 위대하며, 영광되고 빛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사람은 누구라도 직업이나 환경을 탓할 것이 아니고,오직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진실하고 정직하고 순수하기만 하다면 그것이 곧 하나님의 뜻이요, 또한 하나님의 영광이 될 것이니 참으로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기뻐하실 뿐더러 또한 그에게 무한한 은혜와 축복과 평강을 내리시기에 절대로 주저하지 않으실 것을 확신하며, 단언(斷言)하며, 보증(保證)하기에 조금도 거리낄 필요는 없다고 믿는다.
놓인 자리에서 각각 재능대로 맡은 일에 충성된 자는 영원히 행복하리로다.(고전 12 : 4-7, 마 25 : 21,)
('76. 9. 신애. 통권 216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