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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2 20:43

교회에 대한 우리의 태도-김교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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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례] [이 전] [다 음]



교회에 대한 우리의 태도

김 교 신           


현재 우리는 동네에 있는 장로교회에 출석하며, 그 건축비의 일부분도 부담하였고, 청하는 대로 서울 부근 장로교, 감리교 교회에 들어가서 설교도 하며 때로는 사경회도 인도하여 미력이나마 교회를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있다. 우리 친구들과 지우(誌友)들도 혹은 감리교회에서 혹은 장로교회에서 혹은 성결교회에서 충실히 일하며 협조하고 있는 이가 적지 않다. 우리가 피차 이렇게 되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요 반가운 일로 안다.

과거에 우리를 지적하여 무교회주의의 직계라 하며, 본지(성서 조선)를 칭하여 교회파괴의 기관이라고 배격하는 이가 있었을 때에는, 우리도 무교회주의자인 것을 자인하고 진영을 대립하여 싸우고자 한 일도 있었다. 그러나 공박함이 없을 때에 홀로 싸울 필요도 없을뿐더러 조선을 배우면 배울수록, 조선기독교회의 내정을 알면 알수록 차마 싸울 수도 없거니오 싸웠던들 별수 없는 것을 알았다.

우리에게는 정치적 권세도 없고, 다른 종교적 교권도 자주(自主)하는 것이 없다. 오직 기독교 교권에 비로소 자립하고자 한다. 그렇다. 루터 시대의로마 교권이나 영국 국교의 교권 같은 대세력을 가진 것이 아니다. 우리가 30만 기독교도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사실이 오늘날 장로교 총회와 감리교 연회에서 파문을 선고받았다 할지라도 우리의 목숨에 이상이 없을 것은 물론이요, 우리의 직업이나신사로서의 처세함에 추호에 차이도 없을 것은 정한 일이다. 이런 사리를 판연히 알면서 크게 힘을 다하여 기독교회에 싸움을 거는 것은 마치 소녀를 향하여 결투를 청하는 용사와 다름이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혹시 교회의 그릇됨을 책망하지 않을 수 없을지라도 교회를 상함으로써 일삼는 자는 아니다.

장래에는 어떤 친구의 제의함과 같이 교회를 위하여 크게 역사하고자 하는가? 결코 아니다. 우리는 솔직하게 말하라면 교회 그 물건에 대하여는 벌써 실연(失戀)한 지 오랜 자이다. 물론 교회 안에 경애할 만한 신도들이 적지 않음을 안다. 때로는 독실한 장로와 목사도 전무하지 않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교회를 전혀 단념하지 못하는 것은 이러한 성도들을 만나 서로 배우며 서로 위로됨이 있고자 함이다.

그러나 교회라는 덩어리가 되고 교회정치라는 연극이 되고 본 즉 아주 실망이다. 이는 썩은 것이요 망할 것이다. 저들은 재림하는 예수라도 다시 붙잡아 십자가에 거는 소임밖에는 더할 것이 없는 자들이다. 실로 동정할 입장이다. 왜 그런가? 우리가 만일 어떤 학교 교장이 되거나 어떤 회사 사장이 되게 하라. 그는 벌써 자기 고유의 개성이나 신조로써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학교나 회사의 전통과 인습에 묶인 인형으로만 움직이게 되는 까닭이다. 후원회가 있고, 동창회가 잇고, 재단법인의 규약에 이사회가 달리고, 평의원이 따르과 관례가 있고, 기풍이 없지 않으니,오호라 안비막개(眼鼻莫開)의 상태이다. 마치 홍합의 발이 바위에 고착함과 같다.

오늘날 사회의 무슨 조직체의 장이 된다는 것은 저의 신념과 지능을 발휘시켜 그 혜택을 널리 분배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를 그 기성단체 속에 예속시키며 동화시키며 묶어 매서 군소 악귀의 식욕을 만족시키려는 데 불과한 일이다. 그러므로 당대의 육해군 대장이라도 일단 모모 정당의 총재로 취임한 후에는 군인 정신을 상실한다고 세간에서 떠들지라도 이는 별로 기괴한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개인으로서는 훌륭한 성도이던 자도, 한번 직업적으로 교역에 종사한후로는 아주 딴사람이 되고 마는 실례가 한둘이 아니다. 정당의 당원으로 모이나 교회의 교역자로 모이는 자의 전부라고는 말할 수 없으니, 그 대부분은 식이(食餌)를 탐하여 움직이는 자들이므로 성자라도 거기에 합하고는 그와 동화됨을 면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개인으로 접하여 성도 같고 강단 위에 섰을 때는 천사 같아서 구구절절(句句節節) 청중을 감동시켜 마지않는 목사도 단하에 내려오는 순간부터 가로에 방황하는 거지의 태도를 버리지 못함은, 온전히 고용살이하도록 만들어놓은 교회의 기관과 조직의 탓인 줄 안다. 이 점에 있어서 교회라는 관념이 세상 것과 우리 것과는 판이한 바 있다. '비교회(非敎會)'적 혼백이 단단한 것이 우리 속에 있다.

근래에 소위 '적극단(積極團)'을 토벌하기 위하여 장, 감 양 기독교회가 분분하나, 이것도 그 사실을 발각하고는 그대로 묵과할 수 없다하여 성토하는 편에도 일리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적극단원 되며 또 그 단장 되는 이들 편에도 세 부득이하여 그까지 밀려간 원인이 있었던 듯하다.

위험하고 교통 불편하고 교육 오락 등 문화시설이 불비한 것보다, 안전하고 전차 전등의 편의가 있고 대학과 극장과 백화점 등이 즐비한 도시로 전임 운동하는 것은 억제할 수 없는 사정이라고 하니, 소도시보다 대도시로, 향촌보다 서울로, 소기관보다 중앙 기독청년회 같은 풍부한 지반으로 진출 장악함에는 필연코 세력이 있어야 한다. 세력은 결당에서 속성되고 작당은 전제적이어야 그 운용이 미니활하니, 이른바 적극단의 규약이 전혀 군대식으로 되었고 파시즘으로 되었다 함은 그 발전할 데까지 발전한 것을 증명할 것뿐이다. 오늘날 조선기독교계의 근본기구가 선처되기 전에는 비록 적극단장 모씨를 매장하고 그 단을 완전히 해소하는 날이 있다할지라도 또 제2, 제3의 적극단이 출생할 것을 누가 금할 수 있으랴? 이런 고로 우리는 비단 적극단 한 건에 대한 것만 아니라 현 교회의 근본기구에 일치할 수 없는 자이다.

그렇다면 왜 근본적으로 그릇된 기독교인 줄 알면서 그 기독교회를 적극적으로 공격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교회에 출석하며 설교하며 또 교회를 위하여 기도하느냐고, 모순이라면 명백하고 중대한 모순이다. 그러나 이 일에 관하여는 필자에게 반문하기 전에 4복음서를 정독하고, 우리 주 그리스도의 모순부터 적발하라. 절대로 순결무구해야 할 교회가 여지없이 부패했을 때에 주 예수께 고난이 있었고 우리들에게 비애가 남았다.

('35.4. 성서조선 75호, 전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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