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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 결론
우리는 루터의 정치사상이 농민전쟁에 대한 저술에서, 행동에서, 그리스도교적 기초의 적용에서 모두 일관성이 있음을 입증하였고, 이 일관성을 부인하며 루터를 비판하는 주장들에 대해서 반론을 제시하고 오류를 지적하였다. 이제 농민전쟁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러한 일관성을 지킨 루터가 단기적으로는 농민들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였지만 장기적으로는 농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완벽하게 이루어 주었다는 것과, 루터의 정치사상이 현대에 던지는 메시지를 주로 정치와 종교라는 측면에서 요약한 것을 결론으로서 제시하고자 한다.
루터는 농민전쟁에 농민들 편을 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제후들 편에 선 것도 아니었다. 앞에서 고찰한 것처럼, 루터는 하나님 앞에서 농민전쟁이라는 문제를 보았기 때문에, 하나님 앞에서 양 당사자를 꾸짖고 권고했다. 그러나, 농민들에 동정적인 견해에서 볼 때는, 농민들의 요구사항을 루터가 들어 줄 수는 없었을까 하고 미련이 남을 수 있다. 루터는 농민들의 요구사항 중 일부는 정당하다고 했고, 일부는 정당치 못하다고 했으며, 일부는 신학자인 자신이 다룰 문제가 아니라고 한 바 있다. 루터의 주장은, 농민들의 요구사항이 정당하다고 해도 반란, 약탈, 살인이라는 폭력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루터는 자신의 신학을 교회나 수도원에 감금하고 대학의 강단에 한정시킨 것이 아니라, 정치적 영역을 포함한 인간 존재의 모든 영역에 적용시켰다. 따라서 루터의 복음과 종교개혁의 3대 명제인, "믿음만으로 구원받는다"(sola fide), "하나님의 말씀인 성서가 최고의 기준이다"(sola scriptura), "모든 신자들이 다 하나님의 제사장(또는 사제)이다"(萬人司祭主義)라는 명제는, 일반적으로 종교의 영역이라고 알려진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정치의 영역을 비롯한 인간의 모든 영역에 유효하게 적용되었다.1) 이러한 루터의 종교상의 진리를 실현시키기 위해 루터는

1) J. M. Porter, "Luther and Political Millenarianism: The Case of the Peasants' War," 3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