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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2 22:05

50. 불여학[不如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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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이 전] [다 음]


50. 불여학[不如學]

교육에 종사하는 1인으로서 잘하나 못하나 자기의 최고 이상(理想)을 피력하여 이것을 실현하기에 충실히 노력하는 것이 그 의무인 줄로 우리는 알았었다. 그러므로 회의의 석(席)에 참열(參列)하여서는 침묵하고 앉았을 수 없고 실시(實施)의 마당에서는 열(熱)하지 않을 수 없도록 되어야 할 줄로 알았었다. 그러나 우리의 이념과 세상의 생각과는 북향차와 남향차처럼 딴 방향으로 달음질하는 것이 많고, 우리의 의견은 채택을 당하기보다 조롱을 초치(招致)하는 재료에 불과함을 자주 볼 때에 노둔한 자에게 알려진 도리는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라는 고언(古諺)이다. 「지혜로운 자는 잠잠하다」고 잠언에 일렀거니와 10년이라는 세월은 우자(愚者)로 하여금 지자(智者)를 만들어 낸다. 이상이나 학설이 쓸데없을 뿐인가, 산 사람이 불필요한 현 사회이다. 그러므로 반생반사(半生半死)의 인간이라야만 가하니 여타의 경력은 묵묵히 자기 교육에 전심할 뿐이다.

교사 되는 일은 단지 교만 위에서 과학 지식의 편편(片片)을 수여(授與)하는 일로써 다한 것이 아니다. 교과서에 없는 바를 전수(傳授)하고자 하여 기회를 만들어서 잔소리 또 잔소리 하고, 심문(心門)을 열어 자아를 고백하며 개방하여 저들의 어디에 부딪쳐 보고자 힘써 보았으나, 이는 시대의 요구가 아니요, 도리어 귀찮게 생각하는 일이요, 심하면 원한의 재료가 되고 마는 일이었다. 이 시대의 학도와 학부형의 안목에는 오직 시험성적이 있을 뿐이요, 졸업장이 있을 뿐이다. 그 여타의 일은 다 호사자의 부질없는 수작으로만 생각한다. 그리하여 교사 10년에 진보한 것은 〈태만〉이요, 얻은 것은 〈무관심〉이다. 이런 시대에 회인불권(誨人不倦)은 과연 어려운 일이다. 사람은 만들 것이 아니요, 되는 것이라 함도 사실이매 다노무익(多勞無益)한 일을 포기하고 차라리 나 스스로의 수학(修學)에 여념이 없고자 기원하게 되다.

신앙은 심중에 얻을 뿐 아니라, 입으로 고백하여야 구원에 이른다 하며, 또한 신앙의 충동으로 오는 기쁨을 억제할 수 없는 느낌도 있어서 청하는 데마다 혹은 청하지 않는 곳까지라도 나아가 복음을 간증하는 것으로써 우리의 의무인 줄로 알았고 우리의 신앙의 건실한 증거인 줄로 알았었다. 그러나 우리의 전한 복음을 받은 자 누구인가? 1인리라도 있는가? 오직 어떤 사람들에게 이용을 당하였고 하나님께 속임을 당한 느낌밖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제는 우리 속에 전도열이 아주 소산하여 버렸다. 오직 유이간 것은 내 스스로 주 예수를 믿는 일뿐이다.

그런즉 사도 바울과 함께 「내가 내 몸을 쳐 복종하게 함은 내가 남에게 전파한후에 자기가 도리어 버림이 될까 두려워하노라」(고린도 전서 9:27)고. 자기의 수학(修學)과 자기의 신앙에 ㅓ욱 전심치력(專心致力)하지 아니치 못하게 되었다. (193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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