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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3 04:47

18. 제1234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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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이 전] [다 음]


18. 제12345일

제 이십세기가 시작되던 해 4월 18일(음[陰] 행축년[幸丑年] 2월 30일 ▷옮긴 이 : 신축년[辛丑年]이 아닐런지?)부터 금 2월 3일까지는 만 12345일이다. 작년 3월호(편집자주=《성서조선[聖書朝鮮]》을 말함.)에 제 1만 2천 일의 소감(편집자주=전항 「12000일의 감[感]」을 말함.)을 쓴 후에 벌써 3백 45일을 더 살았다. 단, 그 하루하루를 정말 살았는가?

깊은 사색가와 열심있는 학자와 부지런한 활동가는 각자의 직무에 탐취(耽醉)하기 때문에 자기의 나이도 망각하는 수가 많다 하니 이는 위인의 특질이라고나 할 것이어니와, 한편에는 나날이 한결 같은 생애가 물레바퀴 돌 듯 돌아가노라고 어제와 오늘의 의와, 한편에는 나날이 한결 같은 생애가 물레바퀴 돌 듯 돌아가노라고 어제와 오늘의 의식이 없이 취생몽사의 기계 같은 일생을 바치는 자도 적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일부러 취생몽사를 본받고자 하는 자 아님은 물론이요, 후일의 위대한 업적을 위하여 하루하루의 삶을 몰각하기를 원하는 자도 아니다. 차라리 하루의 삶을 의식하고 살며 참으로 살고자 하는 자이다.

유아가 성정할 때에 7일, 3·7일, 백일을 기념하나 첫돌이 지난 후로부터 환갑연(還甲宴)을 베풀기까지는 거의 그 생을 몰각한 듯이 보내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특별한 유아 또는 고령(高齡) 노인이 서화(書畵)를 휘호하면 기어이 칠순세서(七旬歲書)라든지 팔팔옹서(八八翁書)라든지 하여 그 연세를 표기하나, 30세라든가 사순서라는 표기는 동서고금에 볼 수 없으니 전자는 신기한 탓이오 후자는 평범한 까닭이다. 생기발발하여 일취월장하는 만조기(滿潮期)는 시시각각으로 기이하고 흥미 있으며, 쇠퇴하는 노인의 퇴조기 역시 현저하게 눈에 띄는 것이나, 오직 중년의 만조기는 누구나 감각이 등한한 까닭이다. 그러므로 생리적 생명, 눈에 보이는 생명만을 관심하는 이들이 7일, 3·7일, 백일을 축하하고 환갑연을 크게 설(設)함은 그럴 만한 사세(事勢)라 할 것이다.

마는 기독 신자에게는 확실히 이중 생명이 있다. 있어야 한다. 저의 생리적 생명은 세상사람과 마찬가지로 7일, 3·7일 하고 계산할 때에 속성하고 중년에 지지하며 환갑 후에 쇠퇴할 것이나, 이는 사도 바울이 이른바 「나날이 후패(朽敗)하는 겉사람」이요, 그 「속사람은 나날이 새로와지는」 것이다(고린도 후서 4:16~17). 이 〈속사람〉의 생명은 유년기보다 장년기가 지둔하거나 노년기에 쇠퇴하지도 않을 뿐더러, 7일보다 3·7일에, 3·7일보다 백일에, 백일보다 천만 일을 속도적으로 활발하게 성장하는 생명이다. 그러므로 이 속생명을 발견한 사람은 생장(生長)의 진미를 백일 전에 한(限)하지 않으며, 쇠퇴의 비애를 환갑연에 연주하지 않는다. 이런 견지에서 볼 때에 인생의 정오를 걷는 제12345일의 생애도 단지 그 숫자의 배열이 기(奇)한 것이 아니라 실상은 그 하루의 생명 성장이 놀라운 것이다.

40 장년도 그 부모의 눈에는 오히려 유약하여 불안하거든, 하물며 하나님 아버지 슬하에서 우리의 나이에 어찌 중년이 있으며 또한 노쇠가 있으랴. 백날 이전의 유아의 성장이 어제와 온르이 다른 것처럼, 우리의 생장도 날마다 괄목상대하여야 할 것이다. 제12345일의 속생명을 경이의 눈으로써 의식하고 살아야 할 것이다. 단, 오늘 나의 현상(現狀)을 볼 때엔 나의 머리가 깊이 숙어지는 것뿐이요, 그리스도를 쳐다볼 때에만 내가 살도다.            (1935년 2월 3일기[記]) (193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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