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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2 21:43

11. 어버이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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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이 전] [다 음]


11. 어버이가 되기까지

내가 교육 비슷한 일을 시작한 것은 실로 어린 때부터였다. 즉, 두 살 아래인 동생에게 무엇을 지시하는 투로 말하게 된 때부터였다. 여기서 말하는 교육이란 주로 노파심에 의한 간섭을 말한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그에게도 생각하게 하고 내가 행하는 대로 그에게도 행하게 하려고 했을 뿐 아니라, 때로는 실로 내가 행할 수 없는 일까지도 그에게 강요한 것이었으니까, 그 결과는 가관이었다. 내가 우(右)라고 하면 그는 좌(左)로 달리고, 내가 백(白)이라 하면 그는 흑(黑)을 택했다. 젊은 〈교육자〉는 분개도 하고 한탄도 했다.
그때 德富蘆花[덕부노화: 편집자주=도꾸도미로까)의 임종에 제(際)하여 그의 형 蘇峯[소봉: 편집자주=소호오)씨의 참회의 글[文:문]에 접하여 〈교육자〉의 가슴에도 크게 느껴지는 바가 있었다. 형은 고백하여 말했다. 「형제 불화의 원인은 주로 형의 간섭에 있었다」라고. 또 말했다.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어린이인 줄로만 알고 있었던 것이 잘못이었다」고. 실로 그렇다. 간섭하면 선인도 악인이 된다. 형제 불화 혹은 동생 악화(惡化)의 원인은 주로 형된 자의 간섭 근성에 있음을 알고 실로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에 나의 〈교육근성〉을 발휘한 것은 더 말할 것 없이 나에게 주어진 자녀에 대해서였다. 이에 대해서는 실로 유감없이 발휘했다. 나는 확신하고 있었다---5인이라도 10인이라도 또는 20인, 30인의 자녀라도 어버이가 생각하는 대로의 형(型)으로 꼭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또 이렇게 한 형으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어버이된 자의 의무이요, 권리요, 나라에 대한 충성의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밤에 자리에 누울 때까지 「이렇게 하지 말라, 이렇게 하라」를 반복할 뿐, 나의 호령 한마디 아래 아이들은 모두 떨고 위축하면 이것을 본 〈교육자〉는 그의 위령(威令)이 집안에 잘 시행됨을 보고 매우 만족해 하였다. 무엇이든지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울지 않으면 죽인다, 두견새야」 식이었다.

어느날 동경 근교의(지금은 시내) 어떤 독신경건(篤信敬虔)한 가정에 객(客)이 되었다. 그 가정에는 4인의 따님이 있어서 어느 가정에서도 흔히 있다시피 자매 싸움이 역시 절무한 것은 아니었다. 지는 것은 대개 동생이고, 특히 소학생이었던 막내동생은 눈에서 콩알 같은 눈물방울을 떨어뜨리는 것이 유일의 전술이었다. 그때마다 아버지는 언닐르 조용한 소리로 설득하는 것이었다---○○○야, 동생도 너와 꼭같은 사람이 되게 해버리려고 하니까 싸움이 된느 것이야. 아버지가 보기에는 언니는 언니대로가 좋고 동생은 동생대로가 좋다. 아버지가 보기에는 어느 쪽도 다 같게 귀여운 것이란다---라고. 여기에 동화(同化)시키지 않으면 못 견디는 〈언니 근성〉과 십인십색 있는 그대로를 기뻐 즐기는 〈어버이 마음〉과의 심한 대입이 나타나 있다.

「능이 있는 매는 발톱을 감춘다」는 말이 있지만, 우리의 경험에 의하면 「능이 있는 매는 방울을 울린다」이다. 꿩의 떼를 만났을때 무능한 매는 한 마리 한 마리를 좇으려다가 결국 한 마리도 못잡고, 유능한 매는 다만 공중을 날아다니기만 하면서 꼬리의 방울을 울리면 포수는 한 떼의 꿩을 거의 다 잡을 수 있게 된다. 곧 매의 능(能)은 발톱을 내놓고 사용했을 때보다 다만 자기의 존재를 알리고만 있는 편이 훨씬 유능한 것이다.

고양이의 효용은 하나하나의 쥐를 잡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오히려 소리를 냄으로써 「여기에 고양이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일만으로써 집안이 쥐의 횡행을 막는 효과가 ;보다 큰 것이다.

속담에 「남의 자식과 숯은 만지지 말라」고 한다. 만지면 남의 자식은 자라지 못하고 숯은 타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남의 자식에 국한할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의 자식이란 것은---비록 자기의 자식이라도--- 만지고 간섭하면 자라지도 못하고 늘어나지도 못한다. 오늘까지 오래 살아 7인의 자식의 어버이가 되고서야 비로소 이 사실을 깨달은 것을 사람들은 비웃으리라. 그러나 진리를 배우는 데 너무 늦다는 법은 없을 것이다.

자제 교육은 하나하나의 일에 잔소리를 하는 것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간섭으로써 성격이 개조되는 것이 아니다. 대소를 불문하고 공사를 가리지 않고 간섭만 하는 것이 사람의 자식을 만드는 길은 결코 아니다. 이 일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어버이가 된 느낌이 난다. 원컨대 없는 것과 같은 존재자---잔소리를 않고 간섭하지 않고 다만 존재자로서의 어버이가 되기를.

모욕을 받아도 분개하지 않고, 속아도 노하지 않고 더욱 엄연히 존재하는 어버이의 어버이는 누구인가? 그는 전에도 계셨고 지금도 계시고 후에도 계실 여호와 하나님 외의 분이 아니다. 그는 무능한 듯하면서도 모든 것을 잘 가르치고 길러 성취시키신다. 하나하나의 일에 있어서 사람의 눈에는 그가 안 계신 듯할 때도 있다. 그러나 오랜 역사 위에, 우주 진화의 기록 위에 그는 엄연히 그의 존재를 기록시키신다. 나의 작은 간섭 근성에 피곤했을 때 최대의 어버이에게로 눈을 돌리면 거기에는 한없이 넓고 남김없이 완전한 교육원리가 예비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찬미하리로다 만유의 신 여호와! 배울지어다 그 한없는 지혜와 그 충만한 덕을!

나의 돕는, 나의 마음이 기뻐하는 나의 택한 자를 보라, 나의 영(靈)을 그에게 주었노라······ 그는 외치지 않고 소리를 내지 않고 그 소리를 거리에 들리게 하지 않고 상한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않고 진리로써 길을 가르치리라······(이사야 42:1~4)

제14612일 제40회 탄생일 4월 18일 기(記)    

※ 편집자주(註)=이 글은 일문(日文)으로 씌어진 것인데, 유희세(劉熙世)씨가 번역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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